서승재·김원호, 세계선수권 남자복식 2연패 쾌거

유승균 문화⋅스포츠

서승재·김원호, 세계선수권 남자복식 2연패 쾌거

안세영 의존 벗어나 ‘복식 강국’ 위상 회복…박주봉 감독의 뒤를 잇다

한국 배드민턴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서승재(28)·김원호(26·이상 삼성생명) 조가 2025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인 서승재·김원호는 중국의 천바이양-류이 조(세계 11위)를 세트스코어 2-0(21-17, 21-12)으로 제압했다. 1게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2게임에서는 상대를 압도하며 세계 정상의 기량을 입증했다.

결승전에서 김원호는 네트 앞을 빈틈없이 지켜내며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펼쳤고, 서승재는 후위에서 폭발적인 공격과 전방위 커버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특히 서승재는 준결승에 이어 결승에서도 몸을 던지는 수비로 흐름을 바꾸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우승은 여자단식 간판 안세영의 준결승 탈락으로 다소 침체됐던 대표팀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리는 성과가 됐다. 최근 몇 년간 한국 배드민턴은 안세영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있었으나, 이번 성과를 통해 “한국 배드민턴은 단식만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서승재의 2연패 달성은 선배 세대의 아쉬움을 대신 풀어준 의미도 크다. 1990년대 세계를 제패했던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1999년 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지만,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이번 대회 현장을 찾은 김 회장은 후배들의 쾌거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더욱 주목되는 건 서승재가 박주봉 대표팀 감독의 발자취를 사실상 그대로 따라갔다는 점이다. 박 감독은 1989년 혼합복식, 1991년 남자·혼합복식에서 세계선수권 2연패를 이룬 주인공으로,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연속 우승자’였다. 서승재는 김원호와 함께 2관왕을 넘어 대회 2연패까지 달성하며 34년 만에 이 기록을 다시 이어갔다.

한국 배드민턴은 단식 간판 안세영이라는 스타를 넘어, 서승재·김원호 복식조의 연속 우승으로 새로운 상징을 얻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처럼 제자의 세대가 스승의 전통을 잇고 더 크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승재·김원호의 호흡은 단순히 기술적 조합을 넘어선다. 한국 배드민턴이 다시 ‘복식 강국’의 위상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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